• 최종편집 2024-04-16(화)
 

[꾸미기]양양국유림관리소장(김기수).jpg

2022년 우리는 평소와 다르게 다양하고 많은 산불을 경험했다.

 

최근 10년 간 평균 산불발생은 481(1,087ha)이지만 2022년 봄철에만 490(23,654ha)이 발생하여 피해면적만 10년 평균의 22배에 이르렀으며, 100ha 이상의 대형 산불만 8건이 발생하였다.

 

이로써 우리는 많은 푸른 산림과 삶의 터전, 재산을 잃었으나, 산불진화를 위해 몇 날 며칠 잠을 못 자가며 험준한 산속에서 진화를 이어간 많은 기관과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새로운 삶을 이끌어 갈 희망을 갖게 되었다.

 

숲은 우리에게 대가없이 녹색 댐과 산사태 방지, 깨끗한 물 제공, 맑은 공기, 야생동물의 생활터전, 일상에서 지친 우리들에게 힐링의 공간, 무수한 산림자원의 곳간 등 많은 것을 아낌없이 제공하지만, 이러한 고마운 숲을 우리 스스로가 어두운 공간으로 떠 밀어 내고 있다.

 

산불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담뱃불실화, 주택화재 비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많은데 이것 모두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요인이다.

 

우리 모두는 대가없이 많은 것을 주는 숲을 이용하는 이용객이기도 하지만 가해자이고도 하다.

 

10년 평균 입산자 실화는 167(33%), 쓰레기 소각 64(13%), 담뱃불 실화·주택화재 비화가 각26(5%) 순으로 발생하였으나, 자연 재해로 발생한 산불은 4건으로 총 산불발생의 0.2%에 불과하다.

 

설마?”, “나 하쯤이야”, “늘 하던 건데하는 등 우리들의 안이한 생각과 행동들로부터 발생되는 엄청난 재난을 우리 모두 간과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무심코 먹다 남은 생수병 하나가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과학수업 시간에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 태우기를 했듯이, 생수병에 들어있는 물이 돋보기 역할을 하여 물에 모여든 햇빛을 통해 산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알고 나면 이해되지만 평소 간과하여 무심코 저질러졌던 이런 안이한 행동을 통해 우리는 어두운 숲의 가해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의 잘못으로 바뀌어 버린 어두운 숲을 조림 등 산림사업을 통해 푸른 숲으로 만들어가려고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 전에 산불로부터 산림을 지켜질 수 있도록 다양하고 많은 산불 예방 활동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첫째로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에 지정한 입산통제구역 무단 입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 산림과 산림 연접지에서 라이터, 담배 등 화기물 소지, 흡연을 하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셋째로, 허용된 지역 외 취사 및 야영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로봄철 산불발생의 주요 요인인 논-밭두렁 및 쓰레기 태우기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풍광, 소음을 감소, 산사태 방지 등 공익적 기능과 힐링의 공간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숲에게 지금부터라도 아픔을 주는 가해자가 아닌 평생의 동반자로 가야한다.

 

법정에서 이루어지는 가해자와 피고인이 아닌 숲이라는 놀이터에서 찐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서 녹색 미래를 만들어가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활기찬 새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

 

kwtimes@hanmail.net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 김기수 양양국유림관리소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